생활경제

김상하 삼양그룹 명예회장 별세…향년 95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백승룡 기자
2021-01-20 17:58:20

삼양사 사장·회장 역임하며 사업포트폴리오 식품·화학으로 넓혀

고인 유지 따르고 코로나19 방지 위해 조문사양키로…22일 발인

[고 김상하 삼양그룹 명예회장]

 삼양그룹을 이끌어 온 김상하 명예회장이 20일 오후 2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고인은 김연수(1896~1979) 삼양그룹 창업주의 7남6녀 중 5남으로 192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1949년 졸업하고 삼양사에 입사했다. 입사 후 형인 고 김상홍 명예회장(1923~2010)과 함께 부친을 모시며 오늘의 삼양을 만들었다.

고인은 1950~1960년대 삼양사의 제당, 화섬 사업 진출을 위해 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울산 제당 공장, 전주 폴리에스테르 공장의 건설 현장을 이끌었다. 삼양사 사장, 회장을 역임하면서 폴리에스테르 섬유 원료인 TPA,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분 및 전분당 사업에 진출해 삼양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식품·화학 소재로 넓혔다. 1996년 그룹 회장 취임을 전후해서는 패키징, 의약바이오 사업에 진출해 삼양의 미래 성장 동력도 준비했다. 2010년 양영재단, 수당재단, 하서학술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1988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취임한 뒤 12년간 재임해 최장수 회장으로 기록됐다. 대한농구협회장도 1985년부터 12년간 맡았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동탑산업훈장(1975), 국민훈장 무궁화장(2003) 수훈을 비롯 자랑스런 전북인상(2008) 등을 수상했다.

고인은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구분하는 혜안으로 유명했다. 1990년대 국내 화섬업계가 신설·증설에 경쟁적으로 나설 때 사업의 한계를 예상한 고인은 삼양사의 화섬사업 확대 중단을 선언했다. 훗날 외환 위기가 닥쳤을 때 많은 사람들이 고인의 혜안에 감탄했다. 고인은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인력구조조정을 추진하던 임원에게 기업 환경이 일시적으로 악화됐다고 직원들을 함부로 내보낼 수 없다며 인원감축을 백지화시키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박상례 여사와 아들 김원 삼양사 부회장, 김정 삼양패키징 부회장이 있다. 고인의 유지를 따르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조문을 비롯한 조화, 부의금을 정중히 사양키로 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 발인은 22일 8시2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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