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높은 IB부문 시장지위 유지…SK그룹 우호관계 지속으로 ‘순항’

 SK증권이 SK그룹과의 우호적인 관계로 투자은행(IB)부문에서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증권사가 매각됐음에도 SK그룹 계열사들이 진행하는 채권발행을 주간하고, 기업공개(IPO) 시장 흥행 신호탄을 쏘았던 SK바이오팜에 이름을 올리는 등 견고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김신 SK증권 사장이 SK그룹 경영활동에도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호적 관계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계열분리로 자본시장법 피하니 수익 확대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증권은 SK그룹 지주사인 SK홀딩스와의 브랜드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SK증권은 2023년 말까지 SK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SK증권은 1992년 SK그룹에 편입됐지만 지난 2018년 7월 매각절차를 거쳐 사모펀드(PE) 운용사 J&W파트너스에 팔렸다. 하지만 SK증권은 J&W파트너스에 매각된 이후에도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하며 계속 SK 브랜드를 사용했다. 브랜드 사용료는 매년 10억원 안팎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SK증권은 매각된 이후로 오히려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SK그룹 계열사들이 공모채를 발행할 때 SK증권은 대표 주관을 맡지 못했다. 자본시장법상 증권사는 같은 그룹 계열사가 발행하는 회사채 주관을 맡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각 이후부터는 IB 분야에서 SK그룹의 물량을 받아들이며 견조한 실적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7월 IPO 대박의 신호탄을 쏜 SK바이오팜의 인수회사로 참여했다. 지난해 9월에는 NH투자증권, KB증권 등과 함께 SK텔레콤의 자회사인 ‘원스토어’의 IPO 공동주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원스토어는 올해 하반기 상장을 추진 중이다.

채권발행시장(DCM)에서도 SK증권은 SK그룹과 친밀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SK증권은 올 1월에만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 계열사 2곳의 회사채 발행주관 업무를 진행했다.

지난 7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는 2000억원 모집에 1조17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려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또 SK증권은 신한금융투자와 공동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 SK이노베이션의 대표주간 업무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3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조17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지난해 SK증권은 SK실트론,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의 공모채 발행을 주간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SK증권 IB분야 순수익은 지난 2018년 721억원에서 2019년 875억원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봤을 때 IB 실적은 593억원으로, 전년동기(586억원) 대비 소폭 늘었다.
 

아울러 김신 SK증권 사장도 SK그룹과 긴밀한 관계 유지에 노력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SK그룹과의 친밀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사장은 SK그룹이 주최하는 ‘CEO 세미나’에 2019년과 지난해 2회 연속 참석하는 등 SK 경영활동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SK증권의 실적은 SK계열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 인수, SK텔레콤 단말기할부채권 인수 등 SK그룹 계열사와의 우호적 관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최근 회사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SK계열사의 회사채 인수주관사로 다수 선정됐고, 상반기 SK바이오팜 IPO 인수단에 참여한 점 등을 고려하면, 회사와 SK그룹 간 우호적인 사업적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