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카카오 김범수·배민 김봉진, 통큰 기부…'이익공유제' 명분 약해질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백승룡 데일리동방 생활경제부 기자
2021-02-18 16:28:23

공통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유년시절 보내…가난 등 사회적 문제에 깊은 관심

카카오·배달의민족 겨냥하던 이익공유제, "명분 쇠퇴하는 것 아니냐" 해석도

김봉진, 설보미 부부.[사진=우아한형제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이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결정, 자수성가 IT 창업자들의 남다른 통큰 기부 의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의 기부 결정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19 최대 수혜를 입은 IT 플랫폼업체에 대한 '이익공유제'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창업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18일 '기빙플레지'로부터 기부 서약자로 공식 인정받았다. 기빙플레지는 지난 2010년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환원 약속을 하면서 시작된 자발적 기부운동이다. 김 의장은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기빙플레이 기부자가 됐다.

김 의장은 서약서에서 "저와 저의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며 "이 기부 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부서약은 제가 쌓은 부가 단지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넘어선 신의 축복과 사회적 운에 그리고 수 많은 분들의 도움에 의한 것임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달 8일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사내 임직원에게 신년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장은 "그 다짐은 공식적인 약속이 될 수 있도록 적절한 기부서약도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범수 의장이 개인 명의로 보유한 카카오 등의 주식만 해도 10조원이 넘는다. 이에 기부의사를 밝힌 '재산의 절반 이상'은 5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두 창업자는 '흙수저' 출신의 자수성가 CEO라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갖는다. 김범수 의장은 2남 3녀 맏이로 태어나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 살았을 정도로 유년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봉진 의장도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다. 어려운 환경을 스스로 극복해오면서 '가난'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등 부를 일군 기업가들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 문화가 널리 정착된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모습들을 찾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자수성가를 이룬 기업가들이 양극화 등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갖고 있는 공감대는 유복한 성장과정을 거친 재벌 2,3세가 머리로 고민하는 것과 깊이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자발적 기부 결정이 잇따르면서 '이익공유제' 논의에도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협력이익공유제는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법적 근거를 연내 마련하겠다"면서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손꼽혔던 카카오와 배달의민족이 자발적으로 통큰 기부를 밝힌 만큼 이익공유제의 명분은 쇠퇴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사진=카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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