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LG폰]①LG 빠진 자리 삼성이 차지할까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의 삼성·애플·LG 3강 구도가 깨지면서, LG전자의 빈자리를 누가 채울지를 두고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국내 홍보를 강화하고 있는 샤오미가 유력 주자로 꼽히지만,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지켜보아야 한다는 평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5월 31일까지 ‘중고폰 추가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보상 프로그램은 5G 상용화 이후 출시된 중고폰을 반납하면 중고 시세에서 최대 15만원까지 추가로 할인 혜택을 주는 것으로, 갤럭시S21 시리즈와 폴더블폰인 갤럭시Z폴드2·갤럭시Z플립 5G 구매 고객이 대상이다.

눈에 띄는 점은 보상 판매 대상에 LG전자 제품인 ‘V50’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기존 삼성전자의 보상 판매가 자사 제품과 애플 제품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경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LG전자의 휴대폰 사업부 철수를 염두하고, 고객 확보를 위해 LG제품을 보상 판매에 추가한 것으로 해석한다.

최근 여의도에 애플스토어 2호점을 연 애플도 국내 고객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29일, 내년 3월 28일까지 1년간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아이폰 수리비와 보험상품 ‘애플케어 플러스(AppleCare+)’ 서비스 가격을 10% 할인하기로 했다.

‘AS가 불편하고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기존의 인식을 바꿔, 구매 고객을 늘리려는 취지로 분석된다.

샤오미도 파격적인 할인을 내세우며 LG폰의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지난달 말 출시한 홍미노트10의 경우 공시지원금 확대로 출시 직후 ‘공짜폰’이 됐다. 중저가 5G(세대) 스마트폰 미10 라이트도 공짜폰으로 팔리고 있다.

이에 더해 오는 6일부터는 자사 제품을 최대 25%까지 할인해주는 ‘미 팬 페스티벌’도 시작한다.

업계에서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애플의 아이폰보다는 샤오미나 삼성 갤럭시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샤오미와 갤럭시의 운영체제가 LG와 같은 ‘안드로이드’이기 때문이다. 다른 운영체제를 사용해 손에 익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쓰던 운영체제를 그대로 쓸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LG폰이 아이폰이나 갤럭시S 시리즈에 비해 낮은 가격에 판매됐다는 점도 샤오미와 갤럭시를 선택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를 잇달아 출시한 것이 LG고객들을 잡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미 갤럭시A12·A32·A42 5G 등을 국내에 선보였고, 이달 중순에는 갤럭시A52 5G를 출시할 계획이다. 갤럭시 A72·82·22 모델도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5%·애플이 20%·LG전자가 15%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애플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내줬던 삼성전자에게는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2월에는 삼성이 다시 1위를 탈환하긴 했지만, 애플이 1%P 차이로 바짝 뒤쫓고 있다.

삼성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추격당하면서 보급형폰을 통한 국내외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샤오미와 갤럭시 중에서는 갤럭시를 선택하는 LG고객들이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국내 인지도가 아직 높지 않다”며 “품질에 대한 검증 기간도 필요하고, AS의 편의성을 고려하면 갤럭시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샤오미가 의미있는 점유율을 확보해 다시 3강 체제가 되기보다는 삼성과 애플의 경쟁 구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