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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 어게인]②정책금융지원 VS 국제여객 수요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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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2021-04-05 14:17:25

환율 유가 등 변동 확대 우려…아시아나항공 통합, 경쟁강도 완화 기대

[사진=대한항공 홈페이지]

대한항공이 본격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하면서 향후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외형 회복은 쉽지 않다. 국제여객 수요 부진이 당분간 불가피한 가운데 정책자금지원을 통한 재무안정성에 주력할 전망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 108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하면 상당한 선방이라는 평이 주를 이룬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영업이익은 3205억원을 전년대비 약 3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당기순손실은 올해까지 지속되며 내년에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는 물론 환율과 유가 등 대외변수가 한동안 실적 불확실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에 기인한다.

현재 대한항공에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은 정책금융지원과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에 따른 경쟁강도 완화다. 국내 항공업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대형항공사(FSC)와 저가항공사(LCC)가 차별화되지 않은 채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그 결과 업계가 동반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고음이 커지기 시작했다. 코로나19는 이러한 상황에 치명타를 날렸다.

항공업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종식이 선결조건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당장 대한항공에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은 재무완충력 확보,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등으로 제한된다.

유일한 위기돌파 수단으로 꼽히는 화물부문은 여객부문 대비 수익성이 낮다. 지난 3월 유상증자 과정에서 1조5000억원의 추가 유동성을 확보하고 여타 자산 매각 등도 추진하고 있지만 국제 여객수요 부진이 지속된다면 재차 재무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별도기준 대한항공 총차입금은 14조4000억원(영구채 포함)이다. 이중 40.7%인 5조9000억원이 1년내 만기가 도래한다. 여기에 유동 운용리스부채를 포함하면 6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1조3000억원으로 당분간은 정책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산업은행은 지원자금 대부분을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권 분쟁을 고려해 한진칼 교환사채(EB 3000억원, 기초자산 대한항공 주식)를 사들이기도 했다. 한진그룹과 한배를 탄만큼 성공적인 구조조정에 이은 ‘엑시트’를 위해서는 대한항공 기업가치 제고가 필수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산은은 이전부터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우려를 나타냈다”며 “이후 지원과정을 보면 조원태 측에 힘을 실으면서도 실익을 챙기려는 의지를 내비쳤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혈세낭비’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산은은 정책지원을 지속하면서도 재무와 실적 개선 등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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