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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 칼럼] 비트코인이 5억원까지 오를 것이란 근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창익 산업부 부장
2021-04-08 11:20:36

- 비트코인은 돈이 아니라 금이다




세상 사람은 두가지 부류로 나뉜다. 비트코인에 투자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다. 기자는 후자에 속하고, 기자와 같은 사람이 숫적으로 더 많을 것이다.

대부분 같은 경험이 있겠지만 기자는 오륙년 전 지인으로부터 비트코인 투자 권유를 받았었다. 코인당 60만원 할 때였으니 만약 당시 투자를 했다면 적어도 10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아는 게 병이었을까. 정확히 말하면 어설프게 아는 게 병이었다. 워낙 확신에 찬 지인의 목소리에 기자는 당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대한 공부를 꽤 깊이 했었다. 그리고 탈중앙화란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철학에 매료됐던 것도 사실이다. 수수료 제로(0)란 특징은 비트코인이 대중의 인정만 받는다면 상당히 파괴력을 갖을 수 있다는 것에도 동의했다.

- 비트코인을 화폐로 접근한 게 결정적 실수였다 -

한 가지 의문을 풀지못함으로써 기자는 결국 비트코인 투자를 포기했다. ‘기초자산이 없는 화폐’란 특징이 비트코인을 결국 화폐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믿었다. 화폐의 왕인 달러가 금본위제에서 벗어난지 50년이 흘렀는데도 경제학자들은 기초자산이 없는 화폐를 끝끝내 인정하지 않는다. 작가 유시민이 총대를 매면서 비트코인 회의론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유 작가는 몇 년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이같은 논리로 비트코인 열풍을 튤립 광풍의 재현으로 격하시켰다. 기자는 당시 유 작가의 논리에 100% 동의했다.

코인당 비트코인 가격이 7000만원을 넘어섰다.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보면 기자는 두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적어도 1971년 닉슨 당시 미국 정부의 금태환 정지 선언 이후부터 정부의 신용이란 환상 위에 화폐가 찍어지고 있다는 엄연한 현실을 외면했다. 기초자산이 없는 화폐경제 속에서 줄곧 살았으면서, 금의 보관증서란 전통적인 화폐 개념의 굴레를 벗지 못했다.

보다 근본적인 실수는 비트코인을 화폐로 접근한 점이다. 아마도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은 대다수 사람들이 지금도 하고 있는 실수일 것이다. 비트코인을 처음부터 ‘디지털 금’의 관점에서 봤다면 많은 수수께끼를 쉽게 풀 수 있었다. 비트코인은 달러를 대체하는 화폐가 아니라 금의 자리를 이어받을 자산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는 것이다. 이를 인식하면 최근 벌어지는 비트코인 광풍이 쉽게 이해가 간다.

현재 세계경제질서는 특정인이나 특정집단, 혹은 특정국가가 설계한 것일까, 아니면 시대별 집단지성이 최적의 시스템을 찾는 과정의 연속이 낳은 결과물일까. 어느쪽이든 현행 세계경제질서가 특정국가와 특정집단에 유리하도록 정교하게 짜여진 구도란 점은 몇가지 사실만 짚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수혜자는 당연히 미국과 금융산업의 타이쿤들이다.

한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작년 3월 팬데믹 선언 이후 미국은 7조 달러란 막대한 달러를 사실상 헬리콥터로 뿌리겠다고 했다. 바이든 정부는 수조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이같은 대규모 돈뿌리기가 가능한 것은 미국 중앙은행(FRB)과 재무부의 공조시스템이 만든 자본주의 최고의 비즈니스모델 때문이다. 일반이 보면 다소 복잡한 이 비즈니스 모델을 단순화 하면 돈뿌기기는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를 FRB가 돈을 찍어 사주는 게 골자다. 미국 정부는 사실상 이자만으로 막대한 재정지출을 할 수 있고, FRB는 인쇄비용만으로 안정적인 채권이자수입을 챙긴다. 시티뱅크나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상업은행이 이 과정에서 채권유통을 하면서 차익과 수수료를 챙긴다. 또 FRB의 대주주로서 연간 6%에 달하는 정기 배당을 받는다. FRB는 주주이익의 극대화가 목적인 엄연한 주식회사다.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는 FRB의 주주가 되는 대형은행들 입장에선 절호의 찬스였던 셈이다.

달러는 중앙은행 FRB를 전면에 내세운 월가 금융자본 입장에선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이같은 비밀(?)은 2005년 송홍빈의 ‘화폐전쟁’에서 본격 다뤄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지금은 홍익희 세종대교수 등이 제도권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교육하고 있다.

화폐로 접근하면 비트코인은 달러의 패권을 노리는 적이 된다. 바로 이 점이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한 이유다. 피없는 패권이양은 없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화폐전쟁에도 적용된다. 미국 재무부와 FRB, 월가 금융자본이 달러의 적을 살려둘 리 없지 않겠는가. 모두 충분히 적을 섬멸시킬 권력과 자본이 있는 세력들이다.

- 비트코인은 금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본다면 이들의 적대감은 눈녹듯이 사라진다. 달러가 금의 족쇄를 벗어던진 이후에도 금은 달러의 보완재로 또는 대체제로 지금도 번쩍번쩍 빛나고 있다. 시티뱅크나 골드만삭스 등 FRB 대주주인 거대 금융자본이 비트코인 투자에 나서면서 코인당 30만~50만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을 봐도 비트코인에 대한 시각 변화를 알 수 있다. 심지어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장본인이 시티뱅크와 골드만삭스다.

5일(현지시간) JP모건에 따르면 2020년 4분기부터 2021년 1분기까지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이동한 자금은 70억달러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금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200억달러가량이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달러인덱스1년 추이. (자료=네이버)

 

 
보통 달러가 많이 풀려 가치가 하락추세가 되면 궁극의 화폐(이자 자산)인 금으로 돈이 몰린다. 그 돈의 상당 부분이 지금은 비트코인으로 흘러들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금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 경제활동이 그대로 구현되는 메타버스 세상에서 비트코인이 오프라인의 금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가정해보자. 현재 금의 시가총액은 대략 10조달러고, 비트코인이 100% 채굴이 끝나면 2100만 코인이다. 코인당 가격은 대략 50만달러(약 5억원)가 된다는 얘기다. 블룸버그가 비트코인 가격이 50만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한 근거도 바로 이런 논리다. 실제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가격과 이같은 극단적인 전망 사이의 어딘가로 수렴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세계경제질서를 설계하고 시행할 능력이 있는 금융자본이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자본은 15세기 스페인에서 네덜란드로, 이후 영국에서 다시 미국으로 무대를 옮기며 매번 그 나라의 화폐를 기축통화로 만들었다. 이들에게 달러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역사상 기초자산이 없는 법정화폐가 남발될 때 그 결과는 항상 동일했고 금융자본의 전략도 같았다. 지폐는 말그대로 종잇조각이 되고 금융자본의 시선은 궁극의 화폐인 금으로 회귀했다. 지금이 그 때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만큼은 전문가들이 대체로 동의한다.
 

금가격 1년 추이(자료=네이버)



비트코인이 세계경제질서를 리모델링 하려는 금융자본의 거대한 설계의 일부인지, 우발적으로 만난 변수인지는 당사자가 아니면 아무도 모른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누군지 아직 모르는 것처럼. 분명한 것은 금융자본의 시선이 금과 함께 비트코인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전적이든 사후적이든 비트코인이 거대한 설계를 실현할 수단으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달러가 붕괴된 먼 미래의 어느날. 그 균열이 기초자산이 없어 달러가 남발된 데서 시작됐다는 반성 보고서가 발행된다면 각국 정부는 기초자산에 연계된 새로운 기축통화를 찾는데 머리를 맞댈 것이다. 그 때 비트코인이 궁극의 자산인 금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가정한다면 과연 터무니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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