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총수 지정ㆍ순환출자 해소....정의선, 글로비스 지분 매각 '촉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덕호 기자
2021-04-15 18:21:21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정의선 회장 자산가치 1조원 이상 상승

2조 추가 실탄마련 관건....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가능성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창업주 고(考) 정주영 회장의 사진을 보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정의선 회장이 그룹 총수 등극을 앞둔 만큼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그룹 최상위 구조 계열사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9일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발송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사업, 건축사업, 인프라 개발 등 건설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지분 11.72%를 보유하고 있으며, IB업계에서는 상장 후 기업 가치가 1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가정한 정 회장의 지분 가치는 약 1조2000억원 수준이다.

재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정의선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로 개편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이 그룹 총수 지정을 앞두고 있고, 보유한 주식 가치가 상한가를 치고 있는 만큼 올해가 지배구조 개편 추진을 위한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가 중심이 되는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현대모비스를 향하는 계열사들의 지분은 기아 17.24%, 현대제철 5.78%, 현대글로비스 0.69% 등 모두 23.76%에 달하며, 현 시점 기준 주식 가치는 6조8000억원이다.

정 회장이 해당 지분 전부를 보유하는 ‘정공법’을 선택할 경우 7조원에 가까운 현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부터 계열사 합병, 상장 등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IT계열사 현대오토에버를 현대차그룹 소프트웨어 그룹사들과 합병했고, 공모가 4만8000원이었던 현대오토에버의 주가는 15일 종가 기준 19만9000원으로 올랐다. 정 회장의 지분(201만주) 가치는 2400억원이 넘는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은 정 회장의 손에 1조원 이상의 현금을 쥐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지분 11.72%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에서 예상하는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후 가치는 10조원에 육박한다.

현 시점에서 정 회장 보유 주식 가치는 현대차(2.62%) 1조3000억원, 기아(1.74%) 6000억원, 현대글로비스(23.29%) 1조6000억원, 현대오토에버(7.44%) 2400억원 등 3조7400억원 수준이며, 현대엔지니어링 지분가치가 더해지면 총 지분가치는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부족한 재원 확보를 위해 마지막으로 꺼낼 카드로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지목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이 2015년과 2018년 추진한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에 등장한 핵심 계열사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를 부품사업, 모듈·AS사업 부문으로 나누고, 모듈·AS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의 승계구도를 제안했지만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현재는 엘리엇이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보유지분을 모두 매각한 상태다. 이에  2018년의 시나리오를 수정해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모비스 분사 후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팔아 다시 현대모비스의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현재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3%를 보유하고 있고,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6.6%다. 정 회장 지분 가치만 1조6000억원에 달한다.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은 공정거래법 개정안 이슈와 맞물리기도 했다. 공정위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총수일가 지분율을 30%에서 20%로 조정한 바 있다. 이에 정 회장 일가는 적어도 9.9%의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담이 되는 것은 현대모비스 주가 급등이다. 2015년 정의선, 정몽구 총수 일가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를 위해 글로비스 주식 13.39%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한 바 있다.

이 결과 정의선 회장은 약 7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지만, 시장에서 경영권 승계의 열쇄를 현대모비스로 보면서 모비스 기업 가치가 급등했다. 당초 시나리오였던 글로비스 지분 매각 후 모비스 지분 인수가 불가능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예고 없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추진했고,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라며 "정몽구 명예회장의 퇴진과 정의선 회장 총수 등극 이슈가 있기 때문에 상장 후 지분을 어떤 식으로든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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