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엇갈린 운명...업계 판도 바뀔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문은주 기자
2021-05-28 19:01:10

유제품·외식사업 등에서 2위 경쟁했던 두 기업

2013년 남양유업 갑질 사건 이후 이미지 엇갈려

[사진=남양유업 제공]


자사 유제품의 효능을 과장한 마케팅으로 논란을 빚었던 남양유업이 오너 일가의 주식을 국내 사모펀드(PEF)에 모두 매각하기로 하면서 향후 업계 판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경쟁관계였던 매일유업과의 엇갈린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그동안 업계 선두주자인 서울우유에 이어 업계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닮은 듯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일단 주력 상품인 우유·분유·치즈 등 유제품을 비롯해 음료·커피 등을 제조·판매하면서 전문 가공업체로 자리매김한 점에서는 비슷하다. 매일유업은 3대 유제품 업체 가운데 다소 후발주자였지만 두 기업 간 업계 점유율을 1%포인트대로 좁히면서 바짝 추격했다.

출산율 저하 등의 이유로 유제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새로운 사업 개발에 나선 것도 유사하다. 외식 사업이 대표적이다. 매일유업은 카페 폴 바셋, 중식 레스토랑 크리스탈 제이드 등을 운영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4년부터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카페 '백미당(百味堂)'을 운영중이다.

두 기업 모두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외식 사업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운영 형태는 조금 다르다. 매일유업은 대부분의 매장을 직영체제로 운영하고 있어 공격적인 확장은 자제하는 반면 남양유업은 백미당 오픈 5년 만에 80여 개 지점을 돌파하는 등 적극적으로 운영 지점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2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했던 두 기업의 운명을 바꾼 것은 2013년부터다. 남양유업이 대리점 상품 강매 등 이른바 '갑질 논란'에 휩싸이면서 소비자 불매 운동이 불었다. 2010년과 2020년에는 경쟁사에 대한 음해 행위 등으로 경고를 받기도 했다. 창업주 외손녀의 마약 혐의 등 오너가의 도덕성 문제도 구설에 올랐다. 매일유업도 계열사 맥주 강매 등의 일부 논란이 있었지만 희귀난치병 환자를 위한 특수 분유 생산 등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크게 타격을 받지는 않았다.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최근 있었던 '불가리스 사태'다. 남양유업은 4월 13일 한 심포지엄에서 자사 제품 불가리스의 효과를 발표했다가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반박이 나오면서 논란을 빚었다.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도 다시 불붙는 등 논란이 일자 홍원식 당시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으며 경영 승계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매일유업은 지난 1997년 창업주인 故 김복용 회장의 장남 김정완 현 매일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것을 계기로 2세 경영체제가 확립됐다. 2017년 유제품가공부문이 '매일유업'이란 명칭으로 분사되면서 현 매일유업은 김선희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한편 홍 전 회장은 주식 매각에 앞서 남양유업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경영쇄신안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화에 대한 한계에 부딪쳤다"며 "국민기업이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에 마지막 자존심인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회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은 53.08%로, 보통주 37만8938주가 3107억2916만원에 팔렸다. 

남양유업의 매각 소식 이후 오너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판단이 작용하면서 28일 남양유업 주가는 전일 대비 29.84% 뛴 57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남양유업을 인수한 한앤컴퍼니는 웅진식품과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 쌍용양회 등을 인수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웅진식품을 1150억 원에 인수한 뒤 2019년 대만 1위 식품업체에 2600억 원에 되팔아 2배 이상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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