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사업으로 돌파구

①하림, 이스타항공 인수 땐 ‘육‧해‧공’ 종합물류기업 도약

백승룡 기자입력 2021-06-08 06:00:00
이스타항공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자금력·시너지 등에서 우위 점쳐져 양재첨단물류단지(육상물류), 팬오션(해상물류)과 육·해·공 시너지 모색 "이스타항공, 장거리노선 없고 화물운송 경쟁력 낮아 시너지 한계" 우려도

하림 본사. [사진=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
 

 하림그룹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물류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룹 내 주력 계열사로 자리매김한 벌크선사 팬오션과의 연계를 통해 물류사업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림그룹은 현재 양재동에 첨단물류단지 조성도 추진하고 있어 종합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14일 이스타항공 매각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림그룹은 자회사 팬오션을 통해 지난달 말 마감된 예비입찰에 응찰했다. 하림그룹 외에도 쌍방울그룹(광림)과 다수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다. 이스타항공 인수전은 우선매수권자가 존재하는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이라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지만, 인수후보자들 가운데 하림그룹이 자금력과 사업 시너지 등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근 물류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하림그룹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양재도시첨단물류단지(육상 물류), 팬오션(해상 물류)과 함께 육·해·공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앞서 하림그룹은 STX그룹에서 분리된 팬오션을 지난 2015년 인수하면서 물류분야로 사업 보폭을 넓혔다. 이는 당시 4조8000억원이었던 하림그룹 자산규모가 2016년 9조9000억원으로 증가해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포함돼 하림그룹이 대기업 반열에 오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축산업에 필요한 사료 원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했던 하림그룹은 팬오션 인수를 통해 원료 운송비 절감, 안정적인 유통망 확보 등의 효과를 거뒀다.

하림그룹에 편입된 팬오션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고, 최근 코로나19로 해운업계 호황기를 누리면서 실적도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 팬오션은 매출액 679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5588억원) 대비 21.7% 늘었다. 팬오션은 곡물을 비롯해 석탄, 철광석 등을 운송하는 벌크선 매출비중이 70%에 달한다.

팬오션 인수에 이어 이듬해인 2016년 하림그룹은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를 매입,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에 나선 바 있다. 강남 '노른자 땅'에 대규모 물류단지를 짓고 가정간편식(HMR) 사업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었다. 수년째 서울시와 용적률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착공조차 못한 상황이지만, 하림그룹의 물류단지 조성 의지는 여전히 확고한 상태다.

김기만 하림산업 대표는 지난 4월 말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한 토론회에서도 "(도시첨단물류는) 공공적 가치가 크고 사업 자체가 공공기여의 성격을 가진 만큼 법령과 절차에 따라 시급히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림산업 측은 친환경·일자리창출·상생발전 등을 골자로 한 양재도시첨단물류단지의 6대 비전구상도 공개했다.

하림그룹은 이들 육상물류, 해상물류와 함께 항공물류가 더해지면 사업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최근 언론사 인터뷰에서 "이스타항공 인수에 성공한다면 기존 팬오션의 해상물류에 항공물류가 더해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추진 중인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까지 완성된다면 육·해·공 물류 비즈니스 모두를 운영하게 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하림그룹의 물류사업 투자가 장밋빛으로만 전망되는 것은 아니다. 이스타항공 인수가 실질적인 사업 시너지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은 화물운송보다는 여객운송에 특화돼 있어 물류사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가, 하림의 주요 곡물 수입원인 북미 등 장거리노선에 대한 면허도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하림그룹이 팬오션을 인수한 이후에는 실질적으로 원료 운송 등 사업연계가 상당부분 이뤄지면서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있었지만, 이스타항공의 경우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하림그룹이 야심차게 추진한 하림푸드 콤플렉스, 양재 첨단물류단지 등 주요 신사업들이 수년째 수익궤도에 오르지 못해 투자비용이 누적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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