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KEDF①

ESG가 기업의 생사 가른다

문은주 기자입력 2021-06-15 05:15:00
ESG 관심 높아진 기업들 非재무분야 평가 시급 "사회공헌 아닌 주력 사업 리스크 측정 심화 과정"

[아주경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의 지속가능성 즉 생사를 가늠할 주요 항목으로 떠올랐다. 기업들은 ESG 전담위원회를 만들고 사회공헌 부서를 확장하면서 총력 태세다.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평가를 살피는 활동도 중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남양유업이 잘못된 사례로 꼽히는 이유다.

남양유업은 민감한 감염병을 소재로 무리한 마케팅을 펼쳐 불매운동 상황에 부닥쳤다. 20여 일이 지나서야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등 시대에 뒤떨어진 대응도 질타를 받았다. 결국 사모펀드에 회사 오너의 지분을 넘기면서 급한 불은 껐으나 '나쁜 기업' 낙인에서 언제 빠져나올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 "ESG는 핵심 주력 사업의 연장선이다"

ESG를 간과해서 기업이 치명타를 맞은 사례는 세계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난해 호주에선 삼성증권, 삼성전자 등이 환경단체의 타깃이 됐다. 글로벌 자본시장의 큰손들의 블랙리스트엔 국내 기업들도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군부의 돈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얀마 쿠데타에 맞서 민주 저항 운동이 4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슈웨 가스전 개발을 지원하고 있어서다. 한국시민단체들은 매주 수요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를 규탄하고 있다.

정부가 공시 의무화를 결정하면서 ESG 개념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나,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높다. 매출과 이익이라는 재무 영역에서 거리가 있는 만큼 이 분야를 평가하고 수치화하는 데 기관마다 평가 항목과 그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그렇다. 안드레스 기랄 연세대 경영대학 부학장도 이런 사항을 문제로 지적한다. 평가 기준이 일관성 없는 데다, 글로벌 ESG 평가기관들은 한국에서의 'E', 'S', 'G'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랄 교수는 우선 ESG 정책 설정 방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SG를 단순한 사회 공헌 활동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핵심 사업 부문과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공업 분야라면 대기 오염 배출량을 줄이는 쪽으로 ESG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관련 연구개발 비용을 늘려야 기대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ESG는 실질적인 재무 활동과 항상 연계되는 것이 아닌 데다 단기적인 성과를 반영하기도 어렵기에, ESG 활동을 핵심 사업과 연계하는 활동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데일리동방 포럼에서 그 구체적인 사례와 트렌드를 소개할 예정이다.

◆ 'ESG 워싱' 주의..."리스크 선제 대응 이해해야"

남양유업이 '불량 기업'이라는 낙인을 얻었지만, 오뚜기는 소비자 사이에서 '갓뚜기(god+오뚜기)'로 통한다. 원자잿값 인상 등에도 경쟁사와 달리 제품 가격을 동결했고 거의 모든 직원을 정직원으로 채용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다.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수년간 희귀난치병(선천성대사이상) 환아들을 위한 특수 분유를 만들어 온 것이 알려진 매일유업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매일유업의 위엄'이라고 칭송받는다. 대표적인 ESG 성공 사례다.

그러나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관련 정책과 주요 사례를 쏟아내면서 'ESG 워싱(Washing)' 논란도 많아지고 있다. ESG 워싱은 일종의 '위장 경영'을 말한다. 대외적으론 ESG 경영의 좋은 사례로 포장해 홍보에 열을 올리지만, 실상은 과장이 많은 것이 대표적이다. 책임투자 목표·성과를 부풀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김동수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추진단장은 "ESG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관련 데이터는 늘었지만, 평가 지표는 적은 편"이라며 "성과 달성에 주목하면서 쟁점의 의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ESG 시장 확대로 기업 내 담당자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만큼 효율적인 역할 분담과 데이터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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