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디즈니가 왜 거기서 나와!”…크래프톤 기업가치 뻥튀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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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2021-06-17 14:31:17

비교 회사에 월트 디즈니·워너뮤직그룹 포함···매출 구성 다른데 ‘우겨넣기’

올 예상 순이익도 뻥튀기 의혹…“수익 좋은 1Q 실적 단순한 연 환산 무리"

[사진=크래프톤 제공]


차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손꼽히는 크래프톤의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고평가 됐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업 가치 비교 대상 기업에 게임사 뿐만 아니라 디즈니와 같은 콘텐츠 기업을 포함한데다 공모가 산정식에 적용한 올해 예상 순이익도 매우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이다.

◇게임사와 월트 디즈니 비교 ‘무리수’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자사 IPO 공모가 희망 밴드를 45만8000원~55만7000원(액면가 100원)으로 확정했다. 크래프톤의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 NH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자사의 기업가치를 35조원으로 평가했다.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 7760억원에 동종업계 평균 주가순이익비율(PER) 45배를 곱한 가격이다. 발행할 신주를 고려한 주당 평가액은 67만7500원으로, 여기에 최대 32% 할인율을 적용해 45만8000~55만7000원의 희망가를 산출했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동종업계의 비교회사 구성에서 게임회사 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의 회사가 포함된 것을 언급하며 희망가 선정 기준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크래프톤의 비교회사에는 넷마블, 엔씨소프트, 넥슨, 넷이즈, 액티비전블리자드, 일레트로닉아츠, 테이크투인터랙티브 등 국내외 게임사와 월트 디즈니, 워너뮤직그룹이 포함됐다.

크래프톤은 비교회사 산정 기준으로 ‘블룸버그산업분류상 분류가 비디오게임, 영화 및 텔레비전, 음악인 기업’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비중이 70% 이상인 회사’라고 밝혔다.

하지만 매출 구성을 살펴봤을 때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과 비교하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트디즈니는 매출의 63.5%가 미디어엔터테인먼트에서, 워너뮤직은 85.8%가 음반에서 발생한다. 반면 크래프톤은 매출의 80.3%가 배틀그라운드 등 모바일 게임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이유로 비교군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월트 디즈니의 PER는 88.8로 매우 높아 동종업계 평균 PER 산정에서 가격을 부풀리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단순 게임사를 넘어서서 글로벌 지적재산권(IP)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가겠다는 비전은 인정하지만 아직까지 배틀그라운드 하나에만 실적을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미 세계적인 콘텐츠 기업인 디즈니를 비교기업으로 두는 것은 공모가를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상 순이익 산정 기준 ‘주먹구구’

공모가 산정식에 적용한 올해 예상 순이익도 구설이 끊이질 않고 있다. 통상 게임사 매출은 학생들의 방학 시즌과 겹치는 1분기에 개선되는 패턴을 보인다. 문제는 크래프톤이 1분기 매출을 단순히 연간 단위로 환산했다는 데 있다. 2~4분기 역시 1분기처럼 실적이 좋을 것으로 보고 계산했다는 지적이다.

크래프톤의 올해 예상 순이익은 7760억원으로 1분기 순이익인 1940억원에 단순히 4를 곱한 금액이다. 실제 크래프톤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5900억원으로, 산출된 예상 순이익이 지난해와 비교 시 31%쯤 높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게임사 실적은 겨울 방학 시즌에 가장 많이 패턴을 보인다”며 “1분기 실적이 연중 가장 좋은데 그 실적에 단순히 4를 곱해 연간 실적으로 환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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