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SG 평가 때 기업 오너 스캔들 크게 안 본다"

주진 생활경제부 부장입력 2021-06-22 06:01:00
기랄 연대 부학장 "단순 기부·자선은 ESG 아니다" "기업 지속가능성을 숫자로 확인하는 작업이 ESG"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 추구하는 의사결정 중요"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국내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제일 부담스러워하는 건 지배구조 문제다. 기업 소유와 경영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에서 오너와 가족, 친인척의 횡령‧배임 등 도덕적 해이와 투명하지 않은 의사결정 구조가 고질적인 병폐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평가사들의 평가 결과를 보면, 오너가의 도덕적 해이 문제는 대체로 ‘가족의 문제’로 취급하고, 실제로 기업에 위험이 된다고 평가한 사례는 많지 않다는 지적이 관심을 끌고 있다.

◇글로벌평가기관들, 단순 기부·자선 활동에 관심 없어

안드레스 기랄 연세대 경영대학 부학장은 지난 16일 데일리동방 'KEDF 2021' 기조연설에서 “한국 기업들은 기업 이미지를 끌어올리거나 오너 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기부 등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는데, 해외 평가사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자선활동은 기업의 윤리적 책임과 크게 관련이 없기 때문"이라며 "오너 관련 문제도 작은 스캔들 정도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고 했다. 이런 관점에서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문제도 ESG 경영 평가에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랄 부학장의 연구를 보면, 현대·기아자동차의 영업이익 대비 기부 비율은 도요타·혼다 등 일본 완성차업체들보다 높다. 하지만 톰슨로이터의 ESG 평가에서 기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고, 모건스탠리는 기부 이력을 아예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글로벌 평가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이라며 "'착한 기업·좋은 기업'이 아니라, 위험을 관리하고 성장 기회를 찾아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발전하는 것이 ESG 경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오너 문제와 관련된 대한항공과 오뚜기와 비교도 눈길을 끌었다. 기랄 부학장은 “대한항공은 질 높은 서비스로 우수 기업으로 꼽히지만 ‘오너가 스캔들’로 지배구조 점수는 조금 낮다. 하지만 그 이슈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여전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갓뚜기’로 불리며 좋은 인상을 주는 오뚜기에 대해선 "좋은 모습이라는 오뚜기의 행태들은 평가사들의 등급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오뚜기는 환경 문제에 전혀 노력하지 않은 것 같다. 사회공헌과 지배구조는 등급은 조금 높지만 환경 등급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사진=아주경제]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숫자로 확인하는 작업"

결국 오뚜기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선 B+ 등급을 받았지만, MSCI는 C등급(2019년)에 그쳤다. 반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C등급을 받은 우리은행은 톰슨로이터에선 A~B+ 등급을 받았다.

기랄 부학장은 “눈에 보이는 착한 활동만 매기는 상징적(symbolic)인 지표보다는 재무적 성장과 장기 기업가치를 반영한 실질적인(substantive) 지표를 고려해야 한다”며 “ESG는 단순한 사회공헌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숫자로 확인시키는 방식으로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ESG 경영으로 주목받던 프랑스 식품기업 ‘다농’이 최근 이사회에서 실적 악화를 이유로 CEO를 해임한 사례가 이 문제라고 꼽았다. 기랄 부학장은 "기업의 ESG는 핵심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추고 제품의 품질, 제품 만족도, 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경제포럼의 ESG 가이드라인 역시 기업의 목적을 주주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업이 오너나 대표의 이익이 아닌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기랄 부학장은 "해외 평가사는 한국 기업을 평가할 때 한국 상황에 맞춘 평가 내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형 ESG 평가 기준도 필요하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생산성본부와 함께 산업발전법에 근거한 ‘한국형 ESG(K-ESG) 지표’를 올해 하반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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