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배터리

①1년간 리콜 비용만 2조원 쓴 LG…마땅한 해법도 없다

김병수 편집국장입력 2021-10-19 06:05:00
제2의 반도체로 치켜세우고 국가전략기술 지정해도 한 방에 훅 가는 배터리 LG전자 영업익 반 토막에 LG엔솔도 수익성 증명 못 해 IPO에 급제동 우려 가격은 중국에 밀리고 화재 위험 적다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은 일본에 뒤져
 "2030년까지 명실상부한 배터리 1등…제2의 반도체(배터리)로 대한민국의 더 큰 미래를 만들 겁니다."

지난 7월 8일, 충청북도 청주시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제2공장에서 열린 K-배터리 발전전략 보고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이다. 문 대통령은 "모든 물체가 배터리로 움직이는 사물 배터리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며 "배터리를 반도체, 백신과 함께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한다"고도 했다.

전기차와 플라잉카로 대표되는 미래 운송 수단의 핵심 배터리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시공간 제약을 극복하는 핵심 기술로도 평가한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의 성과도 눈부셨다. 소형 배터리는 2011년을 기점으로 일본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지금은 중대형 배터리 부문에서도 중국과 선두 각축을 벌이고 있다.

◆ 불안한 K-배터리…LG가 1년간 리콜 비용만 2조원

그러나 그런 장밋빛 배터리 전망이 불안 불안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년간 전기차 화재로 쌓은 리콜 충당금만 1조4000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현대자동차 코나EV 리콜로 7000억원을 쌓은 데 이어,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볼트 리콜로 7100억원을 토해냈다.

배터리 팩을 만든 LG전자도 7000억원을 물렸다. 이로써 LG가 쌓은 충당금 비용만 1년간 2조1000억원이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에 역대급 매출을 올리고도 충당금 문제로 영업이익은 반 토막 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적자가 불가피해졌다. 애초 증권가에선 2000억원 안팎의 3분기 영업이익을 추정했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연구원은 "대규모 충당금 반영과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출하 둔하로 3180억원의 적자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리콜 이슈가 얼마나 반복적으로 터질지 알 수는 없으나, 전기차 화재가 여전히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GM 리콜조치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을 두고 "견고한 재무 레버리지와 수익을 가지고 있어 리콜 합의금이 신용 지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신용도에는 부정적"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야심 차게 준비한 기업공개(IPO)도 급제동이 걸리게 생겼다. LG엔솔은 지난 12일 "GM과의 리콜 관련 합의가 순조롭게 종결돼, 일시적으로 보류했던 IPO 절차를 속개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목표하던 연내 상장 여부는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흑자 달성을 가로막은 것도 리콜 리스크였다.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를 기대했으나, 4분기 현대차 코나EV 리콜이라는 암초를 만나 439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연간 166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엔솔은 이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면서 성장성은 충분히 입증했으나 문제는 수익성"이라며 "화재 발생으로 리콜 충당금이 반복해 생기면서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고, 결국 IPO 시점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과 법적 분쟁에서 승소해 받게 된 합의금 2조원을 리콜 비용으로 쓰고 있는 꼴"이라며 "조(兆) 단위 리콜 충당금은 단기 실적 문제를 넘어, 신규 투자 기회까지 날려버릴 수 있어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일본에 밀리는 화재 위험 없다는 전고체 배터리

배터리 화재 위험을 줄이는 전고체(All-Solid) 배터리는 현재 일본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한다. 올 초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을 오는 12월에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특허 출원 현황을 봐도, 도요타모터가 압도적이다. 2위 파나소닉, 5위 후지필름, 7위 소니, 8위 무라타메뉴팩토링이다. 국내 업체는 삼성전자(3위), 현대자동차(4위), LG화학(6위) 등이다. 그러나 국내업체의 특허출원을 모두 합쳐도 도요타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차세대 배터리를 공통 과제로 협력 군불을 땠다. 그러나 성과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25년쯤 시범 생산을 예고했고, 문 대통령은 K-배터리 보고대회 모두 발언에서 '2027년 전고체 전지 상용화'를 제시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특허 출원 실적을 내는 LG에너지솔루션은 다양한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30년으로 예상한다.

결국 가격 경쟁력에선 중국 업체들에 밀리고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선 일본에 치이며 제2의 반도체라는 한국 배터리 산업의 장밋빛 전망에도 먹구름만 잔뜩 끼어가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콜 충당금에 따른 영업 손실은 손실 자체로도 문제거니와, 배터리산업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국의 가격·일본의 기술과 경쟁하기 위한 투자를 더디게 만들어, 전체적으로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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